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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문화적 도시재생 

전남과학대학교 겸임교수, 문화학 박사 정상연




우주라는 공간에 존재하는 만물들을 규정짓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시간과 공간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것 중 하나는, 지금 서있는 자리에서 시간의 유한함을 인지하고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진 또 다른 나와 운명공동체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또한 오늘의 문명은 인간의 처절한 투쟁의 산물이며 이러한 시·공간의 흔적들은 우리를 문화적 인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문화와 예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반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틀이며, 오랜 역사와 함께 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혁신을 만들어 냈다. 문화와 예술은 쇠퇴한 산업단지나 공업단지를 비롯해 낙후된 마을 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또는 경쟁력 강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텍스트이다. 성공한 문화 도시재생은 그 공간만의 독특한 스토리와 예술이라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더해져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서구 도시재생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산업이 쇠퇴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치열한 성장의 수단, 또는 생존을 위한 공간으로 발전시켜 왔다. 1970년부터는 문화와 예술을 적극적 수단으로 활용해 도시재생을 활발하게 진행시켰고, 이는 오늘의 관광 유럽의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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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리버풀은 ‘앨버트 독(Albert Dock)’을 중심으로 오래된 건축물과 시설을 재활용해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융·복합 상업지구로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했고, 런던은 2000년 밀레니엄 프로젝트 일환으로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테이트 모던(Tate Modern)’란 명소로 재탄생시켰다. 이곳은 한 해 수십만 명이 찾는 세계인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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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도 수많은 공간에서 문화와 예술이 심박동하는 현장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라 빌레트(La Villette)’는 도축장으로 사용했던 곳을 1982년 도시재개발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새로운 옷을 입혔다. 지금은 1년 내내 전시와 공연을 비롯한 각종 문화 행사가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된 것이다. 

유럽의 많은 도시는 각각 그 모양새와 생김이 다르지만 결국 변화의 핵심요소는 문화와 예술을 활용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문화와 예술은 도시재생의 중요 가치이자 핵심요소이며 동시에 사명이다. 우리 광주도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산업시설에 대한 재활용 정책이 한 참 추진 중에 있다. 아직은 조금 미비하고 살짝 부족한 듯 보이나 그 가능성은 무한할 것으로 본다. 광주는 애향이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중심도시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문화와 예술은 도시라는 그릇에 담기는 중요 재료다. 좋은 재료로 잘 버무려진 광주의 도시재생은 훗날 시민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과 논의는 사람을 위한 철학이 없으면 성사될 수 없다. 함께하는 문화적 도시재생,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고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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